성장과 발달 상태에 있는 소아들은 증상의 발현과 경과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성인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영유아에서 알레르기의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고 구조적인 미숙함 때문에 증상이 보다 심하게 나타나며 진단이 힘들고 치료 약제의 사용에 많은 제한이 따른다. 하지만 가장 특징적인 것은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달리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알레르기 행진’이다. 아토피 소인을 가진 소아가 출생 후부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원인과 나타나는 과정이 마치 군대가 대열을 이루어 차례차례로 행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이와 같이 부르고 있다.

알레르기의 첫 증상은 생후 1개월을 전후하여 우유와 같은 식품에 의해 나타나고 대부분 설사와 구토, 복통을 호소하고 생후 2개월에 접어들면서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3-4개월에 접어들면서 세기관지염이, 돌 이후에는 천식과 구분되지 않는 천명성 기관지염이 나타나게 되고 4세경에 이르게 되면 전형적인 천식의 임상 증상을 가지게 되고 뒤이어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을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시기는 식품과 주거 환경에 따라 시기적으로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나기도 하며 선행 증상이 사라지면서 후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또는 선행 증상이 후발 증상과 함께 동반되어 지속되기도 한다. 식품 알레르기 중 달걀과 우유에 의한 증상은 4-5세경에 사라지지만 땅콩, 조개의 경우는 성인기까지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 또는 꽃가루와 같은 호흡기 알레르겐도 노출 시기에 따라 일찍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약 70% 정도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치유되고 20-30% 정도는 그대로 성인기에 접어들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증상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호흡기 알레르겐에 대한 과민성은 오래 지속되어 성인기에 재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행진의 첫 번째 단계이자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의 발생의 “Entry point" 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지고 있던 영아의 80%에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행하며, 많은 연구에서 아토피 피부염의 조기 발현이 천식 발생의 위험을 더욱 증가시키고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소아에서 천식 증상이 더 심하다고 밝혀졌다. 알레르겐에 대한 감작의 경우에도 피부 감작이 기도 감작보다 선행되고, 피부 점막을 통한 감작이 전신의 알레르기 반응과 기도 감작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뿐만 아니라 질환의 발생의 예방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위험군 (심한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 제대혈 IgE가 높은 경우, 미숙아, 잦은 호흡기 및 위장관 감염 등)에서는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환경 개선과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알레르기 발생에 대한 감시가 필요한데 모유 수유의 권장, 이유식에서의 알레르기 식품의 제한, 집먼지 진드기가 없는 환경 조성, 호흡기 또는 위장관 감염의 예방 조치와 실내 금연과 공기 오염 방지 등이 해당된다.